입대의 반환 소송서 패소 “면세 대상 ‘국민주택 건설용역 해당’” 입대의 주장 기각 회계사 “건설산업법과 다른 조특법 ‘건설’ 정의 이해 안 돼”
공동주택 승강기 교체공사비에 붙는 부가가치세는 면세 대상이 아니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최근 승강기 교체공사비 부가세가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른 면제 대상인 ‘국민주택 및 그 주택의 건설 용역’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진 가운데 관련 판결이 처음 나온 것.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판사 김창용)은 최근 충북 청주시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승강기 공사업체 B사와 정부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입대의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입대의 측은 이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
A아파트 입대의는 승강기 교체 공사 대금 명목으로 부가세 1억3000만여 원을 포함해 15억여 원을 B사에 지급했다. B사는 정부에 입대의로부터 징수한 부가세를 신고・납부했다.
입대의는 “승강기 교체 공사는 조세특례제한법에서 정한 ‘국민주택의 건설 용역’에 해당하므로 부가세 면제 대상”이라며 “B사와 정부가 연대해 법률상 원인 없이 받은 부가세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세특례제한법 제106조 제1항 제4호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국민주택 및 그 주택의 건설 용역(리모델링 용역을 포함한다)’에 대해 부가세를 면제한다고 정하고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승강기 교체 공사가 부가세 면제 대상인 ‘건설 용역’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건설 용역’은 건축물의 신축・증축・개축 등 새로운 건물을 설치 또는 형성하거나 새로운 건물을 설치 또는 형성할 때 필수적으로 이뤄지는 시설 공사 용역 등을 의미한다”며 “이미 건설된 주택의 시설물을 교체하거나 보수하는 내용의 유지・보수공사는 건설 용역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판사는 “입대의의 주장대로 이미 건설된 국민주택의 시설물 개・보수공사가 건설 용역에 포함된다고 해석하면 리모델링 용역은 당연히 국민주택의 건설 용역에 포함되는 것이므로 굳이 법에서 ‘리모델링 용역을 포함한다’는 문구를 병기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가세 면제 대상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리모델링과 같은 대규모 수선이나 전용면적의 증가 또는 세대수를 증가시키는 정도에 이르러야 함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입대의는 건설산업기본법에서 ‘건설공사’ 정의에 ‘그밖에 명칭과 관계없이 시설물을 설치・유지・보수하는 공사’라고 규정하고 있다는 이유로 “건축된 시설물을 유지보수하는 공사 역시 부가세 면제 대상인 건설 용역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판사는 “건설산업기본법은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한다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건설공사의 정의를 가급적 넓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며 “법에서 정한 건설공사의 정의 규정이 조세제한특례법에 곧바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세공평의 원칙에 따라 부가세 면제 규정은 범위가 지나치게 확장되지 않도록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판사는 승강기 교체 공사가 부가세 면제 대상에 해당해도 입대의의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봤다. B사가 계약에 따라 부가세를 포함한 공사대금을 받았다는 것. 김 판사는 정부에 대한 청구도 △건설 용역 범위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조세특례제한법 2024년 기본통칙에도 주택의 유지・보수공사는 부가세를 면제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는 점 등을 종합해 “부가세 신고행위의 하자가 중대・명백해 당연무효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일축했다.
승강기 교체 공사 부가세 이슈는 2024년 대전 C아파트가 승강기 업체로부터 3000만 원의 부가세를 환급받은 사례가 알려지고 A아파트를 포함해 일부 단지가 소송전에 나서면서 불거졌다. 이후 C아파트는 승강기 시공업체가 ‘리모델링이 아니라 단순한 승강기 교체는 과세 대상’이라는 국세청 회신을 근거로 환급금 반환을 요구했지만 이를 거부하고 소송 진행 중이다.
아파트 측에서 부가세 환급을 끌어낸 양재득 공인회계사는 “건설산업기본법의 정의를 조세제한특례법에 적용할 수 없다는 법원의 논리는 이해할 수 없다”며 “건설 용역 범위를 제한할 것이었으면 헷갈리지 않게 법에 단서를 달았으면 될 일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양 회계사는 “법무법인과 함께 승강기 교체 공사 부가세 문제를 바로잡아 입주민의 부담을 줄이도록 계속 다툴 것”이라고 말했다.